맥을 처음 접한 것은 아주 아주 어릴적 오색 iMac을 본 것이 처음이였습니다.
신선한 충격을 받은 저는,
그 뒤로 몇년간 Mac을 단 한대도 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초등학생 3학년 시절, 코엑스 링코 매장에 진열되어있는 호빵맥을 보고는 두번째 충격을 받았습니다.
맥에 대해 아는 것도, 맥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나는 도저히 눈앞의 호빵맥을 보고 컴퓨터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없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하얀색의 호빵맥은 아름다운 스크린을 가졌고, 지금 머릿속에서 기억에 남는건 맥 OS 의 창 상단의 신호등 버튼들이 생각이 지금도 생생히 남습니다. 윈도의 [ _ ㅁ X] 에서는 못 느낀 신선함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 뚫어져라 호빵맥을 바라보는 나에게 옆에 계셨던 어머니는 "네가 고등학생이 되면 하나 사줄게."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그 뒤로 3년간 또 맥을 단 한대도 본 기억이 없었습니다.
그리고는 어느 날 아버지 아는 분이 새 아이팟을 구매하게 되셔서 구형 아이팟 중고를 아버지로부터 하나 받았습니다. 바로 3세대 아이팟이였습니다. 빨간불이 들어오고 푸르스름한 백라이트의 흑백 스크린은 마치 부끄러워 달아오른 볼기짝을 가진 생명체 같았습니다.
아이팟을 가지고 놀면서 음악을 듣기보다는 아이팟의 디자인에 심취해 iPhone(당시 2006년 1월)이라는 전화기를 여러가지 모양으로 윈도우즈의 그림판을 이용하여 그렸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애플에 관한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서점에서 iCEO 스티브 잡스라는 시릴피베의 책 표지 속 아이팟 화면안에 그려진 한 사람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바로 스티브 잡스였죠. 저는 iCon과 iCEO 스티브 잡스를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릴 적 가장 소중히 여기고 좋아했던 버즈 라이트이어라는 캐릭터가 잡스가 투자한 작품인 토이스토리와의 연관성이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얼마 전 그 버즈 장난감을 다시 꺼내어 보기도 했습니다. (꺼낸 후 행방불명......) 그러면서 픽사 DVD를 한달에 하나씩 사서 전부 모았습니다. 지금은 픽사 영화 DVD가 나오면 출시후 일주일 안에 구매하지요 :). 스티브 잡스의 인생을 읽어보고는 잡스를 존경하게되었습니다. 제게도 존경하는 인물이 처음으로 생긴것이죠.
그리고는 코엑스에 Apple Experience Center 라는 매장(현재의 A#)에 친구들과 일주일에 한번씩 최소한 다녔습니다.
맥을 쓸 엄두가 안 나고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기다려야했던 저는, 할머니께서 갖고싶은거 사라고 하신 돈으로 Mighty Mouse를 구매했습니다. 제가 구매한 첫 제품이였지요. 비록 PC에 연결하여 사용했지만, 마음은 맥유저 못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삼성 YEPP T8을 사용하던 저에게 첫 기기변경이 일어났습니다. 지금도 갖고있는 2GB 짜리 iPod nano 1st Gen.을 그 때부터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 그때부터 어딜가든 iPod을 들고 다녔습니다. 태권도장에 특히 3세대 아이팟을 많이 갖고다녔는데, 아이팟을 든 손으로 집 문을 잠그다 집 문 앞에 아이팟이 추락했습니다. 병명은 하드사망이였습니다. 결국 지금은 저에게 사기친 Drink xxxx xxxxxxx 의 손아귀에 이어폰 단자 부품이 있습니다.
그렇게 아이팟 나노 1세대를 열심히 들고 다녔죠.
어느 날 제가 어머니와 이야기를 하여 제가 모은돈으로 Mac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돈을 모으는 것이였죠.
초등학생이였던 저는 100만원 200만원 짜리 컴퓨터를 살돈을 혼자 모으는건 역부족이였습니다. 그래서 타깃을 Mac mini로 결정하고 열심히 모았습니다. 그러다 애플 매장에서 어머니께서 모니터와 마우스가 같이 안 들어있는 맥미니보다 올인원의 iMac이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을 알게되셨습니다. 결국 저는 돈을 더 모아 모아서 iMac을 살 돈을 마련했습니다.
흰눈이 내리던 2006년 12월 17일, 코엑스 A#에 떨리는 목소리로 재고현황을 판단하고, 차를 타고 코엑스로 찾아가 직접 iMac을 구매하고 수령해갔습니다. 흩날리던 흰눈이 하얀 아이맥과 저의 만남을 축복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것은 제게 축복이였습니다.
Mac은 제 운명을 바꿔놓을만큼 저에게는 중요한 것이였습니다.
Mac은 저에게 산업 디자이너라는 꿈을 갖게 해주었고,
처음으로 부모님이 아닌 누군가를 존경하게 해주었고,
처음으로 무언가에 진지하게 미치게 해주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고,
내 속에서 영원히 잠재될 수 있었던 감각을 깨워주었습니다.
고맙다 M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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